JONG-HO,KIM  김종호 

  몽암 김종호(1953~)는 그간 전국 곳곳으로 더 다양한 소나무와 군락지, 숲을 찾아 차로 이동한 거리만 무려 300만Km가 넘는다. 지구 한바퀴가 4만km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그 거리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는 30만컷이 넘는 사진을 기록해왔다. 그가 이토록 소나무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가 어린시절부터 소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면서 소나무에게 ‘혼’을 느꼈으며 그 ‘혼’이 자신의 ‘혼’과 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안개 속에서 소나무와 대면했을 때, 그는 황홀한 기분과 함께 소나무 자체의 미학에 빠져들며 소통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1987년 독일 방문길에서 그가 소나무재선충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소나무가 멸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20% 정도의 소나무가 소실된 상태이다.  

 

  그의 사진 작업은 ‘소나무가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어떤 소나무 문화를 형성해 왔는가’에서 출발한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나무로 인식되어 왔다. 고려 말기의 학자 이승휴가 지은<제왕운기>의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는 하늘의 신이 땅으로 강림할 때의 통로였는데, 그 나무가 바로 소나무였다고 한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일상에서 소나무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면서 활용되었다. 선조들은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났으며, 태어난 첫날에 푸른 생 솔가지가 꽂힌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자 했으며, 관솔로 불을 밝혔으며, 솔잎과 송진, 껍질을 먹거리와 약으로 활용했으며 연료로 쓰기도 하고, 죽을 때에는 소나무로 짠 관에 안치되었다. 또한 사악한 귀신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죽은 이의 영혼을 지켜준다고 믿고 무덤가에 소나무를 심었다. 이렇듯 소나무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민족의 나무였다. 

  그는 디지털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ND 필터를 이용, 2시간부터 최대 8시간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장노출을 선호한다. 이 방식을 통해 거북이 등처럼 뚜렷한 소나무의 껍질과 색감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군락을 강조했다. 중형6X6인치6X17, 5x7, 4x10, 8x10 인치의 대형 포맷 카메라, 흑백과 컬러 슬라이드의 필름, 16개의 렌즈를 구비하여 무거운 장비를 마다하지 않고 매 촬영에 임했다. 이는 사진은 절대 트리밍(trimming)해서는 안된다는 원칙, 사진은 사진이어야 한다는 그의 사진에 대한 고집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40년 넘게 재야에 묻혀 소나무가 소실 되기 전에 기록을 해야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사진 작업에만 전념하느라, 그의 작품들은 그동안 세상에 알려질 기회가 거의 없었다. 사진가들이라면 으레 하는 개인전 조차도 긴 세월 동안 거의 하지 않은 건 사명감에 대한 그의 고집스러운 집념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 외국인들은 소나무 사진을 마치 수채화처럼, 그리고 동양화처럼 느끼며 새로워한다.
  소나무가 군락으로 되어있는 곳, 거북이 등처럼 껍질이 독특한 소나무는 우리나라 외에는 찾기 힘들다.

  때문에 안개 속에서도 소나무 껍질이 잘 표현되도록 하였다.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재목감을 다 베어갔기에 국내에 남은 소나무들은 뒤틀리고 변형된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오히려 이 모습이 아름답고 예술적인 가치가 있다. 사람과 짐승의 형상을 지닌 소나무에서 혼을 느낀다.

  연리지에도 큰 감흥을 느꼈다. 

 

  소나무가 나의 혼이라는 개념, 나의 혼을 넘어 민족의 혼이라는 개념으로 촬영했다.

  소나무의 껍질이 잘 나오지 않으면 한국의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렇기에 실버프린터 현상 후 토너처리까지 하는 작업을 통해 소나무 껍질을 표현하였다. 

  1974년부터 소나무를 촬영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찍게 된 계기가

  1987년 독일에서 소나무가 멸종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다. 

  멸종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한 것으로 막을 방도가 없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에 오늘도 난 소나무를 찾는다. ”

   

​  몽암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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